201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밀레니얼 세대의 에스티로더로 불리는 #뷰티 브랜드 #글로시어 glossier. 심지어 창업주인 에밀리 와이즈는 화장품 업계에서 일해본 적도 없는 패션 스타일리스트 밑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한 경력이 전부였던 34살의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단 10여 년 만에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글로시어의 성공 비밀에는 고객을 이해한 브랜드 정체성, 고객과의 소통, 그리고 SNS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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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홈페이지 |
『정확한 고객 이해에서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으로』
글로시어가 첫 선을 보였던 것은 프라이밍 모이스처라이저, 밤 닷컴(연고), 수딩 페이스 미스트(장미수 스프레이), 퍼펙팅 스킨 틴트(쉬어 파운데이션) 등 4가지 제품 컬렉션입니다. 하지만, 글로시어 자신들도 인정하듯 당시 제품은 그리 압도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바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정확한 고객 이해에서 비롯한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이 있었습니다.
창업자 에밀리 와이즈 Emily Weiss는 화장품 자체 보다는 화장품을 쓰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 뷰티 블로그 '인투 더 글로스 (In to the Gloss)'를 2010년부터 운영했습니다. 이 블로그는 월 백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크게 구독자 수가 늘었는데 이때 블로그 구독자들이 말하는 내용으로 브랜드를 만든 것이 바로 글로시어였습니다.
와이즈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글로시어의 제품 디자인은 심플하고 실용적으로 보이지만,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친근한 디자인을 일관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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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인스타그램 |
특유의 연한 핑크는 ‘글로시어 핑크 #glossierpink ’라는 고유명사를 갖고 인스타그램, 매장 직원 유니폼 등에 고르게 적용되어 글로시어의 아이덴티티를 만듭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의 프로필만 봐도 대담하게 로고는 제외하고 컬러만 적용하여 컬러 자체가 글로시어의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랜딩은 무형에서부터 치밀하게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진정한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고, 이는 "Skin first, makeup second 피부가 먼저, 메이크업은 그 다음”라는 인스타그램 태그라인이나 "You look good 당신은 예뻐요"라는 공식 슬로건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이 핵심가치를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가운데 느낄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 뒤에 이어 소개할 고객 서비스에 일관되게 반영한 것이 다른 뷰티 브랜드들과 다른 큰 경쟁력이었습니다.
『세상 민주적인 브랜드 대화생태계』
글로시어의 중요 성공 비결 또 한 가지는 고객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경청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뷰티 브랜드는 인플루언서가 말하고, 고객은 듣고 반응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글로시어는 처음부터 이런 패턴을 뒤집었습니다. 고객이 의견을 제시하고 그 의견을 제품 개발에 직접적으로 반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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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홈페이지 |
한 예로, 업무 공유 채널인 슬랙에 채널을 개설하여 상위 100명의 사용자를 초대하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게 하고, 이를 제품 생산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제품 중 하나인 프라이밍 모이스처라이저 리치 페이셜 크림은,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모이스처라이징에 대한 의견을 수집해 제작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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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홈페이지 |
또, 글로시어는 고객들이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는지를 항상 집중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가장 눈에 띄는 곳에는, 고객들의 제품 사용 후기와 사진이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놀라운 건 이 구매후기들을 단지 #브랜드홍보용으로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객들이 제품을 평가하는 만족 후기와 불만족 후기를 모두 보여주어 진정한 뷰티 커뮤니티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글로시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88만 명이 넘으며, 글로시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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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홈페이지 |
이 같은 활동으로 글로시어는 실제로 단순한 회사를 넘어 화장품, 뷰티 제품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고객과 유대감을 높였고,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불만족 후기는 무조건 지우는 게 최선의 대응 방식으로 인식하는 다른 브랜드들도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거래라는 말은 너무 정 없어 ‘관계’라 할래』
글로시어는 고객과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비즈니스라 하지 않고 관계라 합니다. 다른 회사에서 통상 있는 고객 서비스 팀을 gTeam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자신을 ‘#고객경험 팀’이라고 성격을 소개합니다. gTeam은 고객의 의견과 문제점을 수집하고, 제품 부서와 마케팅 부서와 협력하여 해결책을 찾습니다.
gTeam은 고객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일을 합니다. #소셜미디어 DM은 물론이고, FaceTime을 통해서 고객과 대화하고, 위로하고, 도와줍니다. 매뉴얼 같은 데에 얽매이지 않고, (권한이 부여된) "우리는 할 수 있어"라는 태도로 고객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산불로 인해 고통받는 고객한테 향수와 제품을 담은 위로 패키지를 보내주거나, 콘서트에서 잃어버린 립밤을 다시 보내주거나, 매진된 형광펜(제품 명)을 예비 신부에게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글로시어가 고객과의 관계에 얼마나 진심인지, 한번 관계를 맺으면 빠져나가기 힘들 만큼 강력하게 구축되는지를 보여주는 예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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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공식 홈페이지 |
그리고 무엇보다 글로시어가 관계 맺는 방식인 #브랜딩은 너무나 유쾌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많은 뷰티 브랜드들이 갓 실험실에서 빠져나온 듯. 신전에서 내려온 듯 얼마나 엄숙하고 교조적인지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잖아요.
저는 조금 더 많은 브랜드가 고객을 기분 좋게 해주는 일에 집중해 주길 바랍니다. 유머는 브랜드와 고객 사이를 친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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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로시어 핀터레스트 |
글로시어는 일찍부터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핀터레스트 채널 구석구석에서 자신들의 제품과 고객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밈과 사진으로 전합니다.
비록 2020년을 기점으로 인종차별 구설수에 오르고, 불완전해도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칭송하던 글로시어가 정체성을 벗어나 색조화장품 출시하고, 대형 유통몰로 들어가며 스스로 컬트의 왕관을 벗어버리고 쇠락의 길로 들어선 것 같지만, 이들이 보여줬던 그리고 현재도 남아있는 고객을 중시하는 브랜딩은 배울 점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 뷰티계의 수많은 컬트팬을 양상하고 브랜드 마케터들의 귀감이 되었던 글로시어. 완벽함보다는 현실성과 재미를 추구할 줄 알며 소통하는 브랜드였기에 그 영광을 차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big quarter 권 장 욱
인스타그램@big.quarter
기업과 사람의 브랜드 성장을 돕는 회사를 운영하며 글로시어는 발라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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