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준 소장 “학폭 예방 10가지 이것부터 실천”

권일구 / 기사승인 : 2023-07-17 10: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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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학생폭력=피해자 학생

# 지난 1995년, 학교폭력의 피해자 A군은 늘 반장을 도맡았던 우등생이었다. 그런데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2011년에는 부모님 모두 교사였던 한 학생도 학교폭력으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B군.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된 B군은 아빠가 없다는 사실이 친구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 왕따 등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듯 학교폭력은 특정한 사람이 아닌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다가왔다.
 

  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 정재준 소장 출처=해브투뉴스

 

17일 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이하 학폭예방연구소) 정재준 소장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첫 1995년에 정부가 첫 학교폭력(이하 학폭) 종합대책 발표한 이후 매년 학폭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특히 올해 4월 5일 현 정부에서는 학폭 근절 종합대책이 ‘엄벌주의’로 대폭 강화됐다. 학폭 기록을 기존 2년에서 4년 동안 기록하는 등 더 이상 학폭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뜻을 피력한 것이다.

‘학폭 정도 심각화’

정재준 소장은 “학폭을 당하면 피해자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한다’였다”며 “피해학생들은 가장 힘들면 가족을 찾는다는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학폭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력을 일컫는다. 학교폭력은 학생폭력이며, 즉 피해자가 학생이라는 뜻이다.

학교폭력예방연구소에서는 학교폭력을 암수범죄라고 생각한다. 범죄는 발생 했는데 신고 되지 않는 사건을 ‘암수범죄’라 말한다. 학폭도 이와 같은 선이라는 것. 학폭 신고건수는 지난 2012년 2만4700건이었던 것이 코로나 영향으로 줄다가 2022년 2만3600명으로 다시 건수가 회복되고 있다. 과거보다 도구를 쓴다든지 하는 등 학폭의 정도가 심각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학폭, 가정폭력도 눈여겨 봐야’

정 소장은 “나는 학폭 보다는 다른 것에 중요도를 주고 있는데, 바로 가정폭력과 자살율이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학폭 특징은 저연령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4학년이 가장 많은 학폭을 저지르고 있으며, 가해와 피해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집단화·조직화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 반 조우의 경우 약 47%인데 가해자의 죄의식과 죄책감이 빈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학폭의 원인은 ‘장난삼아’가 가장 많고, 다음이 ‘이유 없음’이다. 두 경우만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정 소장의 주장이다.

정 소장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남양주시의 학교폭력 발생건수는 전국 2위에 달한다”라며 “동탄시·오산시가 1위로 신도시에서 학폭 발생이 많은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자녀를 둔 부모가 많다보니 아이들이 눈치를 볼 필요도 없어 이런 영향이 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인해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줄어들고, 인격함양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어 인성교육의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정 소장은 상담시에 피해자의 경우, (학폭)과장하는 경우 많고 가해자는 축소하는 경우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다 만나서 서로 화해를 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학폭 징후, 상처·과한 용돈지출 등 살펴야’

학폭 징후는 상처나, 옷이 찢어지거나, 용돈 지출이 과하거나, 무의식 중 나오는 말 바로 “엄마 나 학교가기 싫어” 등의 표현을 쓸 경우 ‘백발백중’으로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 대응책으로 장난칠 때는 반드시 친구 의견을 묻고, 감정을 명백히 표현하고, 요구 정도가 넘었다 생각되면 부모나 교사와 상담, 돈 문제는 아예 만들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또 “학폭 직후 대응책으로 자녀와 자주 대화하고, 귀 기울여주고, 학폭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녀의 분노 표출을 돕고, 극복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교사 혹은 전문 기관의 도움을 요청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학교폭력 예방은 어른의 마음(말)에 달려있다”며 “학교폭력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므로,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과 피해자에게 충분히 사과하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0가지 예방책을 제시했다. ▲연예인 학교폭력 예방 대사 위촉 ‘얘들아 학폭 안돼’ ▲교사 학부모에 대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wee class(학폭상담소) 소속 자원봉사단 발족 ▲학교폭력 예방 강사 전국적 육성 ▲환경재설계를 통한 학교폭력 예방 ▲최신 기술을 이용한 학교폭력 예방과 대처 ▲융합교육, 학교폭력예방내용 교과목 편성 ▲폭력예방을 위한 학교 규칙 마련 ▲학급 또래 조직인 ‘수호천사’ 프로그램 ▲참여연극을 통한 학교폭력 체험 등이다.

J씨(여)는 “아들이 중 1때 학폭을 당했는데 이런 예방교육이 있다는 것을 진즉에 알았더라면 다른 방면으로 아이한테 더욱 적극적으로 대할 수 있었을 텐데 놓친 부분이 너무 아쉽다”며 “학교 교과서에 학폭에 대한 내용을 드라마형식으로 해서 아이들이 읽으면서 깨달았으면 좋겠고, 정말로 교육청에서 경찰과 체계적으로 협업하고,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간과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다하면 예방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바비두 지역아동센터 이미현 시설장은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 역시도 학폭을 당한 친구들이 당연히 있다”라며 “내가 피해자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가해자가 되어 있다. 연속되면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것이 너무도 아쉬웠는데,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제도와 근본적인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가장 근본적인 것은 아이들의 문화속에서 학폭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며 “강의 수준을 조금 낮춰서 학교 의무교육으로 받는다면 아이들 생각이 개선되면서 또래 친구들을 존중하고 학폭의 되물림이 되지 않은 좋은 형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바비두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이 이뤄지는 지역아동 센터다. 보편복지라서 일반 가정 아이들도 많이 오지만, 아직까지는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취약계층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돌봄을 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부모님 부재로 아이들이 안정감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지역아동센터에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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