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브투 뉴스는 ‘다함께 행복하자’(HaveTo Single Happiness)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우리 모두의 목표인 ‘행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가 건강하고 결국 가정이 건강해집니다. 이에 건강EASY는 “건강해야 행복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은 쉽다”라는 콘셉트로 꾸며지는 공간입니다. (편집자의 주)
![]() |
출처=해브투뉴스 |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내와 사별한 30대 후반의 남성 A씨. 벌써 2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반쪽이 없다는 공허함에 극단적인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슬픔을 달래려 술에 찌들어 살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해왔다. 하지만, 아직 어린 두 아이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힘을 내어 살아가고 있다.
#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으로 남들과 비교해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B씨(남 44세). 최근 들어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 곁에 누가 없다는 쓸쓸함에 자신도 모르게 우울감에 빠졌다. 이렇게 좀 더 지내면 스스로가 무너질 것 같아 지금은 병원의 도움을 받고 있는 사례다.
A와 B씨의 사례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코로나19 이후 30대 남성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껴진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정신건강 지표를 분석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성인 정신건강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남자 30대에서 악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 내용은 만19세 이상의 성인 정신건강 주요 지표의 10여년 간 추이 및 관련요인, 코로나19 유행 전후의 변화다.
우리나라 성인의 정신건강은 지난 10여년 간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지만, 전반적인 정신건강 지표는 여성이 남성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성인의 우울장애 유병률은 남성의 경우 지난 2014년 4.2%에서 2020년 4.4%, 여성은 같은 기간 9.1%에서 6.2%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생각률은 남성은 2013년 3.5%에서 2021년 3.4%, 여성은 5.7%에서 5.1%로 각각 감소했다. 자살계획률 역시 같은 기간동안 남성은 1.3%에서 1.1%, 여성은 1.6%에서 1.4%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우울장애 유병률, 자살생각률 및 계획률은 40대 이상 여자에서 개선 경향이 있었으나, 남자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울, 자살 등 정신건강 지표는 낮은 교육 및 소득수준, 무직, 배우자가 없는 경우, 현재 흡연 및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서 더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8~2019년과 이후인 2020~2021년의 정신건강 지표 변화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우울장애 유병률은 남자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자 30대, 낮은 교육수준, 배우자가 없는 경우, 현재흡연자인 경우에 유행 이전보다 악화됐는데 30대 남성은 187%, 40대 남성은 132% 급증했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자살계획률 역시 남자 30대, 높은 교육수준인 경우 유행 이전에 비해 더 높았다. 반면 자살생각률은 남녀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심각한 것은 3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계획한 비율이 무려 500%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교육 수준이 높은 남성도 181% 늘어나 남성의 정신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정신건강이 개선되지 않은 청년층, 사회경제적 취약자를 비롯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30대 남성의 정신건강 악화가 증가해 이에 대한 관심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해브투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