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생산성 다시 움직였다"...잡택트 캠프 4주차, 영상 창작 통해 사회와 연결되는 청년들

임철희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4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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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편집 실습 속 참여자들 행동 변화...“표현해도 괜찮다는 감각 생겨”
강사 “집에서도 시작 가능한 창작 활동...고립 청년에게 첫 생산적 출발점”
피드백 교류하며 소통 감각 회복...“작은 연결이 사회 복귀의 기반”

고립‧은둔 청년들이 영상 창작을 통해 다시 일상과 사회로 연결되는 흐름이 4주 차 수업에서 본격적으로 감지됐다.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교육장에서 진행된 ‘잡택트(Job-tact) 캠프’ 영상 편집 과정에는 자신의 영상을 구성하고 감정을 표현하려는 참여자들의 열정이 두드러졌다.

< 제공 : 아르케 >

참여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장면을 모바일 편집 프로그램에 불러와 컷 구성과 음악·자막 삽입을 시도하며 화면의 흐름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전환 타이밍을 조절하거나 장면의 리듬을 다시 잡으며 “이렇게 바뀌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로의 결과물을 비교해 보며 “여긴 색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이 음악이 분위기를 살리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프로그램을 맡은 강사 박모 씨는 이번 과정의 의미를 “정지돼 있던 생산성의 흐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립은 관계 단절뿐 아니라 경제적·생산적 활동의 멈춤을 동반하는데, 영상 제작은 집에서도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인 만큼 참여자들에게 ‘다시 해볼 수 있다’는 출발점을 마련해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 창작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경험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스스로를 드러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던 참여자들이 조금씩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제공 : 아르케 >

수업 말미에는 참여자들이 서로의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장면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의견 제시에 조심스러움을 보였던 일부 참여자들도 “여기서는 제 경험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이 부분을 짧게 줄이면 메시지가 더 선명하다”는 의견을 직접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박 강사는 “서로 다른 시각을 이해하며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사회적 소통의 작은 연습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연결감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바깥과의 접점을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강사는 또 “영상이라는 도구는 기술보다 표현이 먼저”라며 “거창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나도 표현할 수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스스로 이해하는 시간, 그리고 그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경험이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촬영·편집·발표로 이어지는 잡택트 캠프의 6주 과정은 고립‧은둔 청년들에게 안전한 환경 속에서 자기표현과 사회적 소통을 단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은 성취를 통해 회복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이번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감각을 형성하며 사회와의 연결을 돕는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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