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에서 괘씸으로, 공감대 형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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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하네” “지하철역에서 1시간을 기다리다가 결국 버스로 갈아탔다”
결국 폭발했다. 폭탄이 아니라 불만이다. 기습 시위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때문이다. 나는 지하철 4호선을 주로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40대의 직장인이다. 1년간 지속된 시위에 이젠 지칠 만큼 지쳤다.
그런데 오늘(2일)은 최악 중에 최악이다. 4호선 수유역에서 1시간을 지하철을 기다렸다. 전광판에 보이는 지하철은 각 구간에 주차 아닌 주차를 해놓은 상황이다. 전장연의 시위로 양방향이 전부 영향을 받은 탓에 방송에서는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라는 멘트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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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구역 마다 인산인해 우이경전철(기사와 무관합니다.) 출처=해브투뉴스 |
결국 나도 지하철을 포기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달려 나왔다. 여차하면 지각이다. 아니 이미 지각이다. 버스정류장도 인파로 가득했다. 이 동네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미어터졌다.
이 지역 노선은 대다수 지하철 4호선 라인과 같이 한다. 쌍문역, 수유역, 미아역, 미아사거리역, 길음역, 성신여대역, 한성대입구역, 혜화역 그리고 동대문까지.
이미 쌍문역에서부터 지하철 승객들이 버스로 환승한 모양이다. 수유역으로 도착한 버스는 모두 만원이었다. 심지어 탈 수도 없었다.
겨우 우겨넣어 탄 강남행 버스. 이 표현이 맞을 듯하다. 정말 몸을 우겨넣어 탔다. 사람들은 “어우, 힘들어요. 그만 좀 타세요. 다음 버스 타세요” 서로 외쳤다.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 마다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조차 없었다.
한 아주머니의 볼멘 이야기가 들렸다. “처음에 (전장연 시위) 이해가 됐다. 얼마나 답답하면 시위를 하겠어. 그런데 지금은 정말 누구를 위해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 많은 사람들이 뭘 잘못해서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건데”
대학생 인 듯 보이는 여학생들은 기말고사에 늦었는지 연신 “어떻게 해 어떻게 해” 발만 동동거렸다. 나도 점점 화가 났다. 지하철이 빠르다고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등교하는 애들이 생각났다. “나 보단 일찍 나갔으니 지각은 안했겠지. 날도 추운데 하교 때는 괜찮을까” 별별생각이 다 들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확대 편성할 것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오죽했으면 이분들이 이렇게 나설까 동정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런 시위가 너무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들, 학생들 등교는 누가 책임질까? 나의 목적만 이루면 우리 아이들은 철저히 무시해도 되나? 정말 이들은 장애인 권리를 위해 시위하는 것이 맞을까?
두 시간의 긴 여정을 거쳐 사무실에 도착했다. 두 번 다시는 지하철을 안타겠노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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