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PICK] 한부모가족 역량강화 방안 ③

이경희 / 기사승인 : 2023-02-01 1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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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의날이 필요 없는 사회되길”

저소득 한부모 모자가정의 건강한 가정육성과 자립기반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가는 삶의 보금자리인 ‘성심모자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이곳 임한길 원장님의 말을 빌어 한부모가족의 역량강화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의 주)

  임한길 성심모자원 원장 출처=해브투뉴스

 

앞선 내용에서는 한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의 왜곡된 인식 및 낙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또 새로운 가정을 이루기 위한 이성교제를 응원을 했다. 이번편에서는 직업과 사회의 왜곡된 시선, 그리고 한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직업의 미래지향성


다음은 직업에 대한 미래지향성이다. 저축을 많이 하는 것도 필요하고, 현재 급여가 많고 적음도 중요하지만 경력을 인정받고 시간이 지나며 더욱 직업기반과 보수가 오를 수 있는 직업군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찾아야 한다.

한 예로, 원내 엄마 중에 전기기사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해서 좀 놀라기도 했지만, 이유를 듣고는 공감하기도 했는데 희소성과 여성이 많이 일하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문제 상황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미래학자들 말로는 배달업과 농·축산업만 남고 모든 분야가 없어진다고 하니 참고할 일이다.

자존감 회복 최우선


자존감 회복을 위한 맞춤 교육 및 상담도 굉장히 중요하다. 임한길 원장은 “많은 한부모들이 우울감과 자심감 부재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약 처방이나 정신과 상담보다 힐링 프로그램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요와 욕구 조사가 선행되는 프로그램과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동과 엄마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지길 바라고 있다. 더불어 일정을 정해 놓은 프로그램이 아니고 한부모가 일정을 결정 할 수 있게 해야 참여도 할 수 있고 적극성을 가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임 원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한번에 많은 수가 아닌 소수의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쪽 부모가 아니고 한부모이면 오히려 두 배의 여가시간이 필요한데 실상은 반대인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사회적 관심과 사회생활


마지막으로 자녀양육의 사회적 관심과 사회생활을 들었다.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때는 아동들을 학교나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을 해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을 하지만, 수두나 수족구병 등으로 인한 전염성 병에 아동이 노출된 경우에 돌보미 선생님 부족으로 서비스를 못 받아 직장을 잃는 경우도 있다. 이에 가족생활에 필요한 모든 역할을 1인이 해야 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보다 폭 넓은 아동 케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성심모자원의 경우 몇 년 전 수족구병이 돌았을 때, 봉사를 왔던 서울시내 교회 등에 지원요청을 해 급조된 돌보미 서비스를 받고서야 엄마들이 출근할 수 있었다. 상당히 다급했고 엄마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고 임 원장은 회상했다.

그는 “메뉴얼이란 평상시가 아니라 비상시에 쓸모가 있어야 하는데,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일을 전담하는 곳에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며 “보다 구체적이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비상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미혼모들이 직장을 다니다가 임신을 했을 경우, 노동법상 가능한 출산휴가, 육아휴직이 관행적으로 쉽지 않아 5~6개월 후 스스로 그만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임신과 출산, 양육 과정에서 이들이 다니던 직장을 잃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법적 보장과 차별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는 미혼모가 아닌 싱글맘으로 불리고 있고 인격적 차별이나 복지지원도 일반 사람들과 같다. 우리는 미혼모는 도덕적으로 문란하다는 인식과 함께 미혼모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아닌 미래의 근간이 될 이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외국과 같은 차별 없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시설운영비로 지원하고 있는 미혼모의 의료비를 법률로써 보장하고 미혼모는 물론 그 출산 자녀의 의료비도 포함함으로써 미혼모자가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그는 “그간 시설에 입소한 미혼모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기초적인 의료급여만 받을 수 있었을 뿐, 임신과 출산, 신생아 돌봄에 절실한 의료비 지원은 받을 수 없어 미혼모와 자녀는 물론 시설의 부담도 적지 않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 중에는 어린이날이 없는 국가들이 많은데, 매일 매일이 어린이날이기 때문”이라며 “역설적이긴 하지만 ‘한부모가족의날’이 필요 없는 우리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며 말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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