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아이들, 기회 되면 성장 가능성 커”

권일구 / 기사승인 : 2023-08-10 10: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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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범 보글리쉬 대표 인터뷰
보글리쉬, ‘보통 사람들의 글로벌화를 통해 인재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


 보글리쉬 이승범 대표 출처=해브투뉴스 촬영=금교영 기자

 

공부에 관심 없었던 나. 하지만 방법을 몰랐을 뿐, 그 방법을 알고부터는 다른 이들을 위해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사람. 바로 보글리쉬를 이끌고 있는 이승범 대표 이야기다. 그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만났다.


학생들 삶이 달라지는 무엇인가를 해보자

원래 이승범 대표는 영어 위주로 일을 하던 사람은 아니다. 경영학과 교수로 태국과 필리핀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이승범 대표에 따르면, 보통 필리핀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유학을 오지는 않는다. 반면, 미국 등은 (영어)공부를 못하면 절반 정도는 그만둔다. 이 중 절반이 졸업하고, 또 그 중 절반이 현지 취업을 준비하는 식이다.

그런데 필리핀은 영어를 못해도 졸업을 다 시켜주다 보니,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필리핀 대학을 나와서 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유학을 다녀와서도 영어를 못하는 것이다.

당시 이승범 대표는 필리핀 두마게티를 다녀왔는데, 한국 유학생 100중 영어를 잘하는 학생은 10%에 불과했다고 회상했다. 그 때 이승범 대표는 “너무 좋은 콘텐츠가 나오고 있었는데, 그 콘텐츠가 내부적으로 완성되다보니 캠프를 운영할 수 있었고 성과가 좋았다”며 “이들 삶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필리핀 안에서 만이 아닌 한국에서도 해보자 해서 ‘보글리쉬’가 시작됐다.

이 대표는 “필리핀 유학 또는 한국 학생들을 도와주면서 성적과 학벌이 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글로벌 프로젝트로 ‘보글리쉬’ 활동을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보글리쉬란?

이 대표는 학창시절 모범생처럼 공부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와 내신 성적은 별로였다고 한다. 학창시절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열등생이라는 점이 자괴감을 들게했고, 지방의 한 대학에 입학해서조차 학점이 별로였다.

그런데 전환점이 생겼다. 바로 대학원에 다니면서 ‘나’ 자신에 대한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또 논문을 발표하다 보니 공부가 자신과 맞더라고. 시험공부는 아니지만 정말 공부랑은 어울렸고, 그 때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소위 열등생이 대기업 취업하는 등 인생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바보였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공부와 잘 맞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 때 명제가 ‘그러면 내가 바보인가? 나를 바보 취급하는 사회가 바보인가’ 이 답을 찾고 싶었고, 결국 내가 바보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샘플로 삼아, 필리핀에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공부 위주로 시작했고, 그 결과 영어도 잘하고 그들의 인생이 바뀌고 국어 등 다른 공부도 잘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영어만 풀려도 삶이 변화되는 친구들이 많구나 해서 이런 활동을 하게 됐다”며 “보통 사람들이 글로벌화를 통해 인재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라고 해서 ‘보글리쉬’라는 이름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보글리쉬 이승범 대표 출처=해브투뉴스 촬영=금교영 기자

 

외우지 않고 이해하라?

보글리쉬는 보통 사람들도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만든 콘텐츠를 가지고 인재를 만들 수 있는 취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지도 및 자금력 생기면 장학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 측면에서 설명하자면, 내가 공부 못한 이유가 외워지지 않아서인데, 이해를 해야 외워진다”며 “내가 생각하는 한국학생들의 경우, 맹목적 수용률이 높은 학생들은 깊이 있게 이해하지 않아도 성적이 높다는 등의 결과물이 나오지만, 나 같은 사람은 동기부여가 없으면 안되기 때문에, 이해라는 키워드로 왜 외우고 어떻게 외우는지 이해하면 학습효과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즉, 맹목적으로 영어를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시간 걸리겠지만,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공부방법

이 대표는 ‘보글리쉬’ 공부방법에 대해 한동안 한국의 전문가들과 자료 공유를 많이 했다. 피드백을 받아 보니 논리적으로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또 하나 배운 대로 해석하고 배운 대로 문제해결을 하는데, 전문적인 용어는 틀리거나 부족할 수 있지만 이론적인 배경 설명은 창의적이고 효율적이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현재 교육과정과 많이 달라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보글리쉬의 차별화는 영어식으로 이해하다보니 진도가 엄청 빨라진다는 점이다”라며 “영어를 공부하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 등 총 6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면, 우리는 3개월 정도면 된다”고 주장했다. 원어민들은 영어를 잘 쓰고 있지만 왜 그런 표현을 쓰고 하는지 외국인한테 설명을 못하는데 반해, 이런 것을 더 잘 효율적이고 명쾌하게 오히려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즉, 논리적으로 이해해서 배우면 정확하게 표현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영어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수험시장과 실용영어 시장이다. 당연히 수험시장이 가장 크고 수요도 대부분 몰려있다. 반면, 실용영어 시장 중에서 성인 영어회화 시장으로 표현해보면 수요가 과장되어 있다. 즉 거품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사람들은 영어가 필요 없다”며 “동기부여가 과장되어 있다 보니 공부를 안하는데, 실제로 이들의 완강률은 겨우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어른들은 누구나 영어를 해야한다고 하지만 마음 깊은 곳은 안하게 되는 것이다. 콘텐츠 보단 동기부여가 중요하게 된 것이고, 이 같은 동기부여 없다보니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글리쉬 이승범 대표 출처=해브투뉴스 촬영=금교영 기자

 

한부모아이들, 기회가 되면 성장 가능성 커

이승범 대표는 지난 2019년 ‘영어는 계속’이라는 에세이 책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한부모 가정을 도와주는 NGO 단체를 방문 했다가 정기적으로 이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잠깐이지만 한부모 가정의 학생과 멘토를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무료로 진행하다보니 해외로 캠프까지 보내게 됐다.

이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보호해주는 연령이 성인이 되기 직전까지다”라며 “이후 너무 막연해 지는데, 이 나이또래 아이들에게 뭔가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첫 발을 잘 내딛을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부모아이들, 기회가 되면 성장 가능성 크다”고 덧붙였다.

모든 학생에게 기회 균등하게 주고 싶어

이 대표의 꿈은 정말 크다. 현재의 영어교육 콘텐츠는 실제 영어구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영어로 변별력을 내려고 하다 보니 일상에서 잘 쓰지 않은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영어를 잘 하는게 아니라 성적만 올리는 방법이고, 결국 이건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손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시험공부 위주로 하면 실제 방해가 되고, 또 중위권 학생들은 현재의 영어 콘텐츠와 잘 맞지 않는다”며 “그래서 첫 째 영어공부를 해서 성적이 오르면 실제 영어 구사도 잘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둘 째 일반적인 학생들에게 잘 맞는 영어 콘텐츠를 만들어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보글리쉬’ 콘텐츠는 나라에 기증하고, 본인은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사업을 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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