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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아파트에 내 집은 어디? 출처=해브투뉴스 |
중국 전국시대에 개혁가 상앙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죄를 지은 자의 목과 사지에 밧줄을 묶어 소나 말의 힘으로 당기는 거열형을 만든 인물이다. 진나라의 25대 군주 효공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상앙은 자신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혜문왕이 왕위에 오르자 결국, 위(魏) 나라로 망명을 결심한다.
당시 진나라는 새벽 첫 닭이 울 때까지 관문을 열지 않는 것이 법이어서 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근처 여관에 머무르려고 했지만 여행증이 없어 거절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위(魏) 나라로 간신히 피했지만, 앞서 위(魏) 나라 군사를 패하게 한 전적 때문에 오히려 쫒겨날 위기에 처한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군대를 모았지만, 혜문왕 군대에 전멸되고 자신은 포로가 되었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상앙의 시신은 자신이 만들었던 거열형에 처해 여러 조각으로 찢겨 각 지방에 보내진 것으로 알려진다.
자승자박(自繩自縛) 이라는 사자성어의 대표적인 사례다. 스스로 밧줄을 사용해 자신을 묶는 행위를 말하는데, 본인이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유래는 반고가 편찬한 전한의 역사서 한서(漢書)의 유협전에 등장하는 ‘자박’이라는 한자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귀족이었던 원섭의 노비가 시장에서 백정과 말다툼을 하다가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이를 무릉의 태수인 윤공이 원섭을 죽이려 하자 나온 말로, 자기가 잘 못함으로써 스스로 불행을 초래하는데 비유한 고사성어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한부모 가정의 혜택을 노리고 혼인신고도 없이 아이를 혼외자로 만들어 주택 특별공급을 받은 A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곡물가격 상승 등 경제 부담 가중, 여기에 가파른 금리인상 까지 삶은 더욱 쪼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
한부모 가정의 경우, 조건이 갖춰지면 매월 10~20만원의 양육비를 비롯해, 교통비, 에너지 바우처, 가사서비스, 학용품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주택 특별공급 신청시 가산점 부여까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한부모 가정 지원금을 부정하게 수급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실제로 혜택을 받아야 하는 한부모 가정이 수급을 못하는 경우가 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한부모 가정에서는 “한부모라고 눈총을 그렇게 줄 땐 언제고, 이젠 이런 혜택마저 앗아 가냐”고 꼬집었다.
어찌됐건, A부부는 국토교통부의 조사로 불법행위가 드러났고, 결국 그들은 부정청약과 관련해 주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부정청약은 주택법에 명시된 ‘공급질서 교란금지 위반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1000만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의 최대 3배까지도 벌금이 부과된다. 여기에 더해 해당 주택 공급계약 취소 뿐 만아니라 향후 10년간 주택청약 신청 자격이 박탈된다.
A부부의 사례에서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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