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브투 뉴스는 ‘다함께 행복하자’(HaveTo Single Happiness)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우리 모두의 목표인 ‘행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행복EASY는 “이런 것이 행복이지, 행복은 쉽지” 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전문가를 비롯해, 한부모들의 삶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행복은 정말 가까운 곳에 있다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는 공간입니다. (편집자의 주) *한부모 인터뷰는 실제 사례를 통해 각색과 가명을 써야하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장희정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출처=해브투뉴스 |
“한부모라는 정체성을 감추는 부분에서 자신의 자존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 내가 죄를 지었냐? 아니지 않냐. 드러내면 강해진다”
한국한부모연합 장희정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절대로 내가 한부모라는 사실을 숨길 필요도 없고 용기를 갖고 나서라고. 올해 한국한부모연합 수장이 된 장희정 대표를 서울 종로5가에 위치한 연합에서 만나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1차 한부모가족정책 기본계획 절반의 ‘긍정’
이번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1차 한부모가족정책 기본계획’ 관련해 한부모가족에 대한 기준 등이 상향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위소득 기준 60%까지 아동양육비 받을 수 있게 됐는데 실제로 75% 정도 상향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부모의 경우 사업소득 30%, 근로소득 30% 공제되기 때문에 실제 체감은 더 상향된 것으로 느낄 수 있어서다. 청소년한부모의 경우 거의 100% 지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희정 한국한부모연합 대표는 “올해부터 생일과 상관없이 나이에 맞게 아동양육비를 지원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기본적인 것들이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한부모가정지원법 기준이 이미 한부모가정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장희정 대표는 “일례로, 최저주거기준에 대한 것을 보면 2인 가족 방 1개라는 이 기준은 부부인 것이다”라며 “아이와 양육자가 있다는 것은 방이 달라야 하고 아이와 성별이 다르면 또 다른 기준이 있어야하는데 기준을 이렇게 정해 놓으니 현실하고 동떨어진 기분이다”고 지적했다. ‘양육자와 자녀 방 0개’ 등 현실적으로 양육자와 자녀들에게 조금 더 배려있는 기준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비롯해 근로장려금 등에 있어서도 소득이 확대된 만큼, 그 소득에 맞춰 지급 규모도 확대시켜줘야 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보여주기식 정책, 그리고 편견
한부모 관련 정책은 현장의 소리를 너무 적게 들어서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제까지 너무 보여주기 식이었고, 우리가 느끼기에는 한부모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체감하기에는 한부모이니 도와는 줘야겠고 그런데 인식은 안 바뀐다”고 꼬집었다.
미혼모의 경우 지원이 많았는데 한부모 관련 사업을 하다보면 이들도 나오는 사람만 나오고 계속 중복이 됐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한 것 맞는데 이분들은 왜 드러내지 않을까 고민해봤더니 이유는 바로 ‘편견’ 때문이었다.
그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해도 사회나 국가에서 하는 얘기는 ‘가족을 해체했다’”라며 “그 주범이 여성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우리는 가족을 해체한 게 아니라 살기위해서 였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가족의 해체라는 부분을 너무 과도하게 얘기하고 그게 마치 여성의 문제처럼 얘기하는 것이 문제다. 결국 같이 살 환경이 안돼서 이혼을 결정한 것인데, 그 안에서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데 오죽했으면 그랬을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장 대표는 “나는 가족해체가 아닌 가족의 재구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살아남기 위한 선택으로 이혼을 했고, 미혼으로 아이를 낳은 사람도 이 길을 선택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모순(矛盾)
장 대표는 미혼 엄마를 상담한 경험을 털어놨다, 아이가 둘인데 입양기관에서 연락을 준 경우다. 엄마가 너무 힘들어 아이들을 못 키우고 입양을 보내겠다고 했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물었다. 아이들에게도 입양은 큰 상처임을 알기에 몇 번을 설득 해봤지만 결국 입양을 결정 한 것. 아이들 나이가 좀 더 들면 입양이 안돼서다.
그는 “이혼이나 사별을 한 한부모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 입양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이분은 왜 입양을 생각했을까? 곱씹어 생각해 봤다”며 “아이를 가졌을 때 첫 번째 선택지가 낳을 거냐 말거냐고, 여기서 한 번 선택을 해 아이를 낳는다고 하면 두 번째는 낳아서 네가 키울래 입양 보낼래 이게 선택지다. 한부모들은 이런 선택지를 들어본 적이 없다”말했다.
바로 미혼모들은 내가 낳아서 힘들면 입양 보내면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이 선택지를 줬다는 자체가 문제다. 그는 “왜 우리사회가 선택지를 줬지? 키울 수 있도록 도울께요 잘 키워서 잘 살 수 있도록 함께 해볼께요 라고 하는 것이 맞지 엄마에게 아이를 포기하라고 자꾸 종용하는 입양을 보내라고 하는 이 사회는 뭐지?” 모순아닌 모순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장희정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출처=해브투뉴스 |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용기’내야
어른들이 선택(이혼)한 것이지만 아이들은 양육자의 선택 때문에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내 스스로가 아무리 용을 쓴들 사회의 많은 시선과 편견을 이겨낼 수 있는 정말 용기가 필요한 때다. 물론 사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
장 대표는 “한부모들 중 용기를 낸 분들은 그래도 잘 산다”며 “나도 그랬고 이런 부분을 얘기하고 하니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인적 인프라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물론 용기를 내기까지는 굉장히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차별과 편견이 생긴다고 본다”며 “한부모는 정체정인데 자꾸 감추니까 그 정체성을 감추는 부분에서 자신의 자존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 내가 죄를 지었냐? 아니지 않냐. 드러내면 강해진다”고 자존감 회복을 주문했다.
올해 연합 목표는 '드러내기'
장희정 대표는 한국한부모연합 올해 목표를 ‘드러내게 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에 올해 여가부 사업도 ‘한부모가족의 글로리 찾기’다. 단지 이혼했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시선이 그렇게 실추됐다. 한부모들 힘이 들 순 있지만 오픈하고 앞으로 나가 사는 삶이 더 풍요롭다.
그는 “한부모들 존경해야 한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선택한 길이다.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선택했고, 그 아이와 함께 살겠다고 온 힘을 다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며 “우리는 아이들을 책임진 죄 밖에 없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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