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는 마음에 있는 것을 죄다 드러내어서 말한다는 뜻 입니다. 아주 지극히 주관적이고 전근대적인 생각들 중 일부를 독자들이 혹시 단 1이라도 공감을 할까 기대하며 적는 글입니다. 실제 보고 듣고 느낀 점 위주로 푸는 사연입니다. ‘칼럼 인 듯 칼럼 아닌 칼럼 같은 글, 푸념, 낙서 등 가볍게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발행인의 주)
간만에 여의도 미팅을 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무더위에 지쳐 앉을 곳이 필요했던 내게, 자리가 하나 눈에 띄었다.
반가운 마음에 주변을 살피고(혹시 노약자가 있으실까….) 냅다 앉았다.
그때는 미쳐 몰랐다. 그곳은 앉지 말았어야 할 자리였다.
아니, 그 지하철을 타지 말았어야 했다…
그 노래 있지않나.. 이오공감의 한사람을 위한 마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한정거장 정도 역을 지나친 후, 갑자기 어디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
“얘수불신 지옥행, 천국의
문이~~”… 그 후 절규하듯 계속 흘러나오는 목소리.
직접 부른 찬송가? 같은 곡도 나오는데.. 음정이…
옴마! 뭐지 이거? 뭐여.. 대체.. 나도 모르게 두리번거렸다.
출처는 바로 앞에 앉아계신 어르신의 휴대폰이었다.
1.5T 트럭에서 계란이 왔다던가,
아픈 냉장고나 가전제품을 데려간다던가..
모기를 원천 차단하는 방충망을 손봐주신다던가..
하는 소리는 간혹, 아니 그보다는 좀 자주 들어봤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휴대폰 최고 음량으로 설교하는 건 난생 처음 들어봤다.
보통 육성으로 진행하시는데, 좀더 효율적인 방법을 쓴 것일까…
소리가 얼마나 컸냐면.. 자칫하면 역 안내 음성이 묻힐 뻔한 정도의
소리..
옆에 외국인 두명은 멘붕의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아마, “이게 뭐…뭐지??” 라는 감정의 표출을 내게 한 듯 보인다.
대한민국 헌법 제 20조.
하나.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둘.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의 자유라고 하지만, 지하철안에서 이렇게까지 하는게
맞나 싶다.
40여분.. 어르신이 내리시기
전까지, 그 설교(?)는 계속 반복되었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불쾌한 혼잣말, 상냥한 당부..
이 모든 것들을 꿋꿋이 참으시다가 내리셨다.
어르신께 한마디 드립니다.
“어르신.. 음치, 박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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